말레이시아 여행기 (2)

말레이시아 여행 첫째 날 (2016년 7월 17일) (2) KLIA 터미널

 

 

6시간 반 가량의 비행을 무사히 마치고, 우리는 KLIA 제 2 터미널에 도착했다. 

KLIA2는 에어아시아 전용인 듯 했다.

불과 2년 전까지는, 말레이시아 에어아시아 전용 터미널은 LCCT였었는데...

최신시설의 공항터미널로 도착하게 되니까, 나름 대접받는 기분도 들었고,

기분이 얼떨떨했다.

 사실, LCCT는 거의 창고 수준이었다.

게다가 탑승 연결통로와도 연결 되어 있지 않아서,

활주로 한복판에 승객을 내려줬던걸로 기억한다.

처음이었다.

연결통로가 아닌 활주로 한복판에 내렸던 것이...

게다가 셔틀도 운행되지 않았다.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또는 짐을 끌고, 모든 승객들이 터미널까지 걸어가야만 했다.

그래도 이국적 향기에 취해, 기분이 나름 좋았었다.

항공권 비용만 아낄 수 있다면, 이정도 대우야 충분히 견딜만 했다.

하지만...

터미널에 들어서는 순간...!!!

생전 이런 터미널은 처음 본다.

LCCT는 가건물로 지어진 창고 형태에 터미널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예전에 공군 격납고로 쓰였던 조립식건물을 터미널로 개조해서 사용하고 있었던 거란다...

LCCT는 매우 허름한 창고형태의 터미널이었지만, 

그래도 갖출 건 다 갖추고 있는, 재미있는 공항터미널이었다. ㅎㅎㅎ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KLIA라는 멋들어진 터미널에 우릴 내려 놓았다.

세계 어느 나라 공항터미널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최고의 시설이다!

말레이시아 정부에서 에어아시아를 아주 팍팍 열심히 밀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공항에 내리자마자, 유심 스토어로 향했다.

KLIA에서는 유심 스토어를 찾아 헤맬 필요가 없다.

곳곳에 통신사 부스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부스 뿐만 아니라 스토어도 꽤 많이 위치해 있다.

그냥 내가 원하는 통신사가 있다면, 가던 걸음만 멈춰서면 된다.

그리고 몇 걸음만 옮겨, 부스나 스토어로 이동해 가면 된다.

한 달 데이터 2기가와 통화를 할 수 있는 유심이, 약 30링깃 정도 했던 걸로 기억한다.

우리돈 9천원도 안되는 돈이다.

아무튼 무척 저렴했다.

데이터 2기가면(동영상만 함부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한 달간 충분히 쓸 수 있는 양이다.

대체로 숙소에서는 와이파이를 이용하고,

이동 중에 데이터를 사용하면 된다.

그리고 절대로 한국에서 데이터로밍을 해와서는 안된다.

똑같은 현지 통신사를 사용하는데도, 하루에 11,000원이란 돈을 강탈해 간다.

순 날강도들이다!

데이터로밍을 사용하는 순간, 나는 국내통신사의 호갱이 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우리는 유심을 끼우고 난 뒤,

친구가 미리 예약해 둔 렌트카를 찾으러, 렌트카 부스로 향했다.

하지만 담당자가 보이질 않았다.

아니, 10여개나 되는 부스 전부가, 모두 텅 비어 있었다.

다들 칼 퇴근을 한 건가!?!?!?!

아니면 모두가 느긋병에 걸려서 어디 가서 쉬고 있는 건가!?!?!?!?!

친구가 한참 이곳저곳에 전화를 걸고 나서야, 직원 한 사람이 빼꼼하고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는 우리를 공항 주차장 쪽으로 안내했다.

드디어... 짜잔~

우리와 7박 8일을 함께 동고동락 할 렌트카가 그 위용한 모습을 드러냈다.

사실, 말레이시아는 산유국이다.

그래서 기름값이 무척 싼 나라다.

기름값이 싸기 때문에 교통비도 무척 저렴한 편이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리터당 휘발유 가격이 약 500원 정도 한다.

우리나라 평균 가격에 약 3분의 1, 비쌀 때 가격에 4분의 1밖에 안 한다.

기름을 만땅 채워도 2만원어치도 채 들어가지 않는다.

정말 써프라이즈 한 나라가 아닐 수 없다.

보통 20리터씩 주유를 하고 다녔는데, 영수증을 보면 9천원이 약간 넘는 돈이다.

 

 

완전 대박이다!!!

우리는 7박 8일 동안 기름을 원없이 쓰고 돌아다녔다.

푸하하하하하하하

 

우리는 그렇게 가슴 벅찬 마음으로 우리의 말레이시아 첫 번째 여행지인 말라카로 향했다.